창작자로서 세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영감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. 순간에 몰입하고 기록한 그 모든 게 모여져 나만의 감성을 만들어내는 것. 어반스케치는 가장 좋은 기록의 방법이자 순간을 100% 사용해 몰입하게 하는 작업이다. 어반스케치의 매력은 아이러니하게도 “한계”인 것 같다. 사실 디지털 작업의 무한 한 가능성 속에 도리어 헤매게 되었었기 때문이다. 멋진 그림을 그리고도 “이게 끝인가?”하고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다. 무한의 선택이 준 덫 같았다. 반면 어반스케치의 제한적 상황에 적응하는 동안 지금, 이 순간 눈앞의 풍경에 몰입해 손에 주어진 팔레트와 종이, 그리고 붓으로 그리는 법을 습득했다. 그리고 실수 또한 작업의 일부라는 걸 인정하게 된 과정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.
그렇게 잃어버린 창작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고, 이 과정에 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긍정적으로 변했다. 모든 게 그림의 주제가 될 수 있다 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매일매일 재미있는 순간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. 그 소중한 매 순간을 시각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. 앞으로도 그 행복함을 나 눌 수 있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.
또 언젠가 프랑스의 작은 마을들을 다니면서 그렸던 어반 스케치를 모아서 여행기를 내고 싶다. 어느새 500 점에 달하는 작업이 생겼는데, 이 여행기를 통해 니 스나 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남쪽 대도시 말고 숨겨진 프랑스 시골의 아름다움 을 알리고 싶다.